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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장편 이민현장 소설> ‘영웅의 약속’ 연재 70회

안동일 작

장수왕 프로젝트와 갱 들의 전쟁

씨엔씨 트랜스는 운송회사 였다. 멕도걸과 콘설리데이트만 가지고는 빌리네 물류를 담당할 수 없어 그 보완책으로 트럭 20대 정도의 규모로 시작한 회사였다. 빌리네 자체 일만으로도 20대의 트럭이 쉴틈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외부에서도 계속 운송 요청이 들어 오고 있다는 것을 빌리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주로 타지에서 뉴욕으로 들어 오는 물류들 이었다.
많은 운송 회사들이 뉴욕등 동부지역에 집중해 있었기에 중서부 지역에서 동부로 들어오는 물류들은 적당한 운송회사를 찾기에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러나 운송회사를 확장 한다는 것은 엄청난 투자를 필요로 하는 일이엇다. 한대에 20-30만불 하는 대형 콘테이너 트럭이 수백대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빌리는 크리스가 자신의 방으로 가기 위해 방을 나서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골똘한 생각에 잠겼다.

그 일이 일어난 것은 빌리가 고구려 단지 계획이며 운송회사 확장건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바로 그 무렵이었다.
너무도 엄청나고 황당한 일이었다. 다행히 빌리며 친구들 가운데 다친 사람이 없었지만 생애 최고의 충격을 받은 일이었다. 그리고 빌리네가 어쩔 수 없이 갱스터들의 전쟁 한복판에 함께 서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한 사건이기도 했다. 빌리등의 충격이 그토록 컸는데 당사자인 브루스가 받은 충격은 말도 못했다. 브루스는 분노로 거의 미칠 지경이 되어 있었다.
오랫 동안 앓고 계시던 가영의 작은 할아버지, 그러니까 비룡파 보스인 이전구의 부친이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차이나타운에서 성대하게 치러 졌다. 사건은 장례가 끝나고 고인을 하관하던 뉴욕 업스테이트 공원묘지에서 일어 났다. 빌리와 윤호 그리고 해리도 그 자리에 있었다.
막 하관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꽃 한송이 씩을 고인의 관 위에 던질 때였다. 저쪽에서 낡은 밴트럭 한대가 올라오고 있었다. 일반 차들이 다닐 수 없는 곳이었다. 참석자들은 공원묘지 관리소에 속한 차량이려니 하고 무심했다. 차가 하관 현장 바로 앞까지 오더니 옆문이 드르륵 열리면서 난데없는 기관총 난사가 시작 했다.
총성과 비명이 한데 오르면서 난장판이 됐다.
“엎드려!”
누군가 소리쳤고 사람들은 나무 뒤며 묘소 비석 뒤로 몸을 숨겼다. 다행히 빌리와 친구들은 줄 뒷쪽에 있었기에 큰 나무 뒤로 몸을 피 할 수 있었다. 일방적인 공격 이었다. 이쪽의 화력은 거의 없었다. 청년들 가운데 단 한명만이 작은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는지 비석 뒤에서 응사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그의 총알은 어디로 날아 가는지 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벤 트럭 위에서 두명의 동양 청년들이 기관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지체 했더라면 참석했던 사람들 모두 몰살 당할 뻔 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저쪽 아래서 가영네 청년들이 차를 몰고 올라와 밴트럭을 뒤에서 쾅하고 박았다. 총을 난사하던 녀석들이 차안에서 넘어졌고 밴은 그냥 휙 하고 떠나 버렸던 것이다. 녀석들이 당황하지 않았더라면 피해는 더 심각 했을 것이었다. 캐딜락을 몰고와 밴을 들이 받은 기지가 뛰어난 가영네 청년들도 무장이 전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경찰차와 엠뷸런스는 아비규환의 현장에 한참이 지나서야 도착 했다.
6명이 현장에서 즉사 했고 16명이 중상을 입었고 그 가운데 4명이 병원으로 옮겨 지던 중 사망했다. 그 사망자 가운데는 이전구도 포함돼 있었다.
사람들 모두 얼이 빠져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장면이 자신들 앞에서 아니 자신들을 상대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TV며 신문 뉴욕의 언론들이 핵전쟁이라도 난듯 연일 크게 떠들어 댔다. 뉴욕에서 일어난 최대의 총기 난사 사건 이었다. 로스엔젤레스 에서는 크고 작은 거리 갱단의 전쟁 와중에 이런 류의 난사 사건이 가끔 일어 나기도 했지만 뉴욕의 경우에는 암흑가의 세력 간에도 힘의 질서가 어느정도 잡혀 있었기 때문에 난사 사건은 여간해서 일어 나지 않았던 것이다.
범인들이 타고 왔던 차는 공원 묘지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서 버려진채로 발견 됐고 도난 차량으로 밝혀 졌다. 베트남 갱단 메콩 데블람이 경찰에 의해서 의혹을 받고 있었지만 뚜렷한 증거를 포착 할 수 없었기에 수사는 장기화 되고 있었다. 빌리네며 가영측에서 볼때 그들의 소행이라는 것은 의혹 정도가 아니라 확실 했지만 어떻게 나서 볼 도리가 없었다.
이전구의 장례를 제대로 치루지 못할 정도로 동양 갱단에 대한 검거 선풍이 일었다. 메콩 데블람이며 하노이 범버등 베트남 갱단 일원으로 알려진 청소년들이 폭행, 마약소지, 절도 등의 작은 범죄 혐의로 줄줄이 구속 돼 갔고 사정은 차이나 타운의 중국인 조직에서도 마찬 가지였다.
가영도 경찰에 불려가 한나절 조사를 받았고 그의 기소 까지도 염려 되는 지경이었다.그러나 베트남 조직의 거물들은 종적을 감추고 있었다.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빌리네 회사로도 형사가 찾아와 빌리와 유진에게 몇가지를 묻고 갔다.
어찌된 셈인지 형사는 빌리를 중국인으로 알고 있었다. 유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한국인으로 알고 있었다.
빌리는 형사들의 태도가 처음에는 크게 강압적이거나 불쾌한 것도 아니었기에 그들이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해 줬다.
그들은 이전구며 가영과 언제부터 알았냐? 사업을 시작할때 특별한 도움을 받은 것은 없느냐? 일이 있을때 마다 가영네 청년들이 이 회사를 보호 한다는데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냐 등을 물었다. 빌리는 가영과 고등학교 때 부터 친구였지 특별히 사업상으로 연루돼 있는 일은 없다고 사실대로 일러 줬다.
윤호에 대해서는 김광호의 24K 조직과의 연계에 대해서 꼬치 꼬치 따지듯 물었다. 올랜도 모델 대회 할때 한인 청년들이 대거 몰려가 경비를 섰다는데 그건 어찌된 일이냐? 당신이 그 조직의 숨은 보스가 아니냐는 등 그들의 질문은 조금만 더 심하게 나왔더라면 빌리와 윤호가 성을 냈을 한계점 까지 도달해 있었다.
‘당신들 지금 수사를 위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요 아니면 피의자 심문하는거요, 심문을 하려면 정식 절차를 밟으시오’ 라는 말이 터져 나오기 직전 그들은 질문을 마치고 돌아 갔다.
다음날에는 난데 없이 IRS 특별 감사반이 들이 닥쳤다. 말로는 렌덤에 의해 특별 회계 감사를 실시하게 되어 있는데 빌리네 회사가 추점에 뽑혔다고 했다. 빌리등은 정부쪽에서 자신들의 회사를 차이니즈 갱조직이 운영하는 회사로 단단히 지목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 할 수 있었고 대단히 불쾌 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연방세무국이야 기업체에 대한 새무조사를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협조를 안할 도리가 없었다.
또 크리스가 어련히 알아서 잘 대비를 해놨을까 싶어 회사의 모든 경리관계 파일과 장부를 그들앞에 던져 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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